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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내
제목 [칼럼] 다단계 코인사기에 대처하는 법적·심리적 자세
내용

 

수천억원 규모의 암호화폐 투자사기 혐의를 받는 암호화폐 발행회사 ‘코인업’ 대표가 지난달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피해자가 수천명에 달하고 피해 금액이 커 경찰이 업체 직원들을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암호화폐 투자를 빙자한 유사수신 사기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법적 대응뿐 아니라 심리적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첫 번째로 다단계 업체 대표를 상대로 피해 금액을 돌려받기 위한 절차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법적으로 유사수신 행위에 관한 법률 및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죄 성립 등이 문제가 됩니다. 이 경우 피해자들은 형사 고소장을 제출하고 민사소장접수 및 가압류 신청을 하는 등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방식을 빠르게 시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경우 가해 회사 대표 측에서 먼저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합의의 과정에서 서로 합리적인 수준에서 합의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담당 변호사가 고소 사건 담당 검사 측에 여러 범죄의 인정 사실을 제출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습니다. 대표 스스로 검거의 우려를 느낄 경우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대표 밑의 중간모집책들은 자신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자 상생협동조합을 만드는 등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에 대해 살펴보면 이는 피해 규모와 가담 정도 범죄수익금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들도 경우에 따라 공동정범으로서 범행을 같이 역할을 나눠 행했다고 봐 처벌하는 규정이 형법에 마련돼 있습니다. 중간모집책이 범행을 알면서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점을 입증하면 총책과 함께 공동정범으로 묶어 처벌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그들이 합심하여 본인들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입을 맞출 가능성 역시 존재하므로 소위 하급지위의 직원부터 접근하면서 한명씩 진술증거를 확보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셋째로 자신의 지인이 모집책으로서 투자를 유도한 경우에는 그 모집책이 범죄에 대해 얼마나 알고 가담하였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범죄라는 점을 알면서 적극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면 대표 또는 총책과 모집책을 공동정범으로 묶어서 실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공동정범에 해당하는 경우 통상적으로 피해금액이 5억원이 넘는다면 적어도 3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모집책이 범죄에 관여한 정도가 적으면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전과 유무에 따라 집행유예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이들이 자신은 단지 회사에 취업한 줄로만 알았지 본인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면 범행의 고의가 부정되어 이들에게는 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해자분들의 경우 상기한 바와 같이 자신의 상황과 법적 해결책을 명백하게 인식해 자신의 피해구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과 소통하실 것을 권고합니다.

이 같은 사기 피해를 당한 분들의 경우 물질적 피해와 더불어 커다란 심리적 고통을 수반하게 됩니다. 사기라는 범죄는 가해자가 지인인 경우가 많아 일차적 피해에 더하여 배신감이라는 심리적 충격이 2차로 가해집니다. 그런데 이런 피해를 여러 번 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사기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한 남성은 비슷한 피해를 동시에 세 번이나 당해 심각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사기 피해자는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고 의심이 많아져 사기를 또 당하지 않을 것 같지만 다시 그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남성의 경우도 지인의 권유에 의한 비상장 주식 투자, 다단계식 상품 판매 등 다양한 사기 피해사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단지 ‘재수 없는 케이스’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상담 결과 문제의 실마리는 내면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는 어릴 때 부모님의 이혼을 경험했고 그로 인해 애착 형성이 결여돼 항상 대인관계 속에서 자신이 아닌 권위 있는 타인의 말에 더 의지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애착 형성의 문제가 왜 성인이 된 후 사기 피해까지 이르게 될까요. 미국 심리학자 존 보울비의 ‘애착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려는 본능적 욕구가 있는데 어린 시절 부모나 양육자와의 경험을 통해 애착 관계가 안정되지 못한 경우 성인이 돼서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불안정한 애착 관계를 가진 자아는 타인의 달콤한 말에 의존해 결정하려는 성격으로 고착됩니다. 이런 경우 사기범죄의 가해자에 의해 계속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의 결정보다 다른 사람의 결정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느끼는 빈도가 많다면 애착형성의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다른 사람의 말을 부정하거나 의심하는 것도 올바른 심리치료나 해결방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 상대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받아들인 후 그에 따른 자신의 의견을 좀 더 명확하게 제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습득하고 인간관계에 의한 결정의 폭을 다양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애착이란 외부에서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잘 제어하고 노력하는 것으로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좋은 식단과 운동, 적절한 수면과 여러 사회적인 취미활동 등을 통해 자존감을 높인다면 불안정한 애착의 문제에서 조금씩 좋아질 수 있습니다. 안정된 애착 관계와 자존감을 갖춰 대인관계에서 건전한 믿음과 의심으로 올바르게 판단해야만 사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